"다윗의 사람들이 가로되 보소서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를 네 손에 붙이리니 네 소견에 선한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시더니 이것이 그날이니이다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자락을 가만히 베니라" (사무엘상 24:4)
다윗은 이새의 여덟 아들 중 말째로서 들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었지요. 어느 날 하나님 지시를 받은 사무엘 선지자가 이새의 집에 찾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 하시며 이새의 아들 중 가장 어린 다윗을 왕으로 세우라 명하셨습니다. 이처럼 소년 다윗이 하나님 사랑과 축복을 받은 이유는 마음과 중심이 참으로 선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다윗은 어떠한 선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렸을까요?
1.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한 다윗
사무엘상 17장에는 소년 다윗과 거인 골리앗의 대결이 나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엘라 골짜기에서 이방 족속 블레셋과 서로 대치하고 있었는데 이스라엘 군대는 블레셋 장수 골리앗으로 인해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골리앗은 키가 3미터에 가까운 거인으로 놋 투구와 갑옷, 놋 단창으로 무장한 용사였습니다. 그가 40일을 아침, 저녁으로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며 큰소리를 치는데도 왕과 이스라엘 군대는 그저 두려워 떨 뿐이었지요.
바로 이때 다윗이 싸움터에 나타납니다. 다윗은 전쟁터에 있는 형들에게 양식을 갖다 주라는 아버지 심부름으로 그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골리앗이 하나님 이름을 모독하는 것을 듣고 분개해 물맷돌 다섯 개를 들고 담대히 나아갑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삼상 17:45)라고 고백하지요.
다윗은 중심에서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모든 백성과 용사들도 두려워 떠는 거인 골리앗 앞에서도 이렇게 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다윗이 던진 물맷돌이 골리앗 이마에 적중해 골리앗은 제대로 칼 한 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비록 다윗은 어린 소년이었지만 하나님을 믿으니 이처럼 놀라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이런 다윗을 보실 때 어찌 기쁘지 않으시겠고 사랑스럽지 않으시겠습니까?
2. 끝까지 선의 마음을 지닌 다윗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나라를 구하자 사울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를 군대의 장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다윗과 사울이 싸움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이들을 환영하러 나온 여인들이 "사울의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삼상 18:7) 노래했지요. 사울 왕은 심히 노해 "다윗에게는 만만을 돌리고 내게는 천천만 돌리니 그의 더 얻을 것이 나라밖에 무엇이냐"(삼상 18:8) 하고 그 날 후로 다윗을 미워했습니다.
사울의 시기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 자신을 위해 수금을 타던 다윗을 향해 단창을 던져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두 번씩이나 이것을 피하게 하시니 사울의 시기와 두려움은 더욱 커졌지요. 이에 "내가 딸을 그에게 주어서 그에게 올무가 되게 하고 블레셋 사람의 손으로 그를 치게 하리라" 하면서 다윗을 죽이려고 궤계를 부립니다(삼상 18:21).
다윗은 소년 때부터 전쟁터에 나가 나라를 위해 싸웠고 수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충신입니다. 사울이 악신에게 고통을 받을 때에는 수금을 타서 마음에 평안을 주었고 신하로서도 왕인 사울의 명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습니다. 사울은 이런 다윗의 은혜를 보답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려 하는 것입니다. 결국 다윗은 사울을 피해 고향을 떠나야 했고 이방 땅을 전전하며 갖은 고생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렇게 쫓겨 다니던 다윗에게 사울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그래서 다윗을 좇던 사람들은 사무엘상 24:4에 "보소서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를 네 손에 붙이리니 네 소견에 선한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시더니 이것이 그날이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곳까지 이끄신 것은 다윗에게 원수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자 함이니 사울을 죽이는 것이 선한 일이라 말하지요. 다윗은 사울이 자는 동안 가만히 그의 옷자락만 베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조차도 다윗은 마음에 찔려 사람들에게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의 금하시는 것이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가 됨이니라"(삼상 24:6) 하고 사울 왕을 해치지 말라 명했지요.
사울이 굴에서 나아와 갈 길을 갈 때, 다윗이 멀리서 사울을 부르며 땅에 엎드려 절하고는 이렇게 고합니다. "나의 아버지여 보소서 내 손에 있는 왕의 옷자락을 보소서 내가 왕을 죽이지 아니하고 겉옷자락만 베었은즉 나의 손에 악이나 죄과가 없는 줄을 아실지니이다 왕은 내 생명을 찾아 해하려 하시나 나는 왕에게 범죄한 일이 없나이다"(삼상 24:11)
이처럼 다윗은 사울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중심에서 사울을 공경하고 아버지에 대한 그 예를 갖추고 있으니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 마음입니까?
3. 다윗이 연단을 받은 이유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이런 연단을 허락하신 이유는 다윗의 그릇됨을 아시고 그를 더 큰 인물로 만드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마치 뛰어난 국가 대표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코치가 혹독한 훈련을 시키듯이 하나님께서는 일개 목동이었던 다윗을 한 나라의 왕으로 세우시기 위해 그러한 과정을 거치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연단 중에도 하나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었고 기도와 간구에 응답받을 수 있었으며 하나님과 깊은 교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다윗에게도 한 가지 흠이 있었습니다. 그가 왕이 된 후 밧세바를 취하고 그 남편 우리아를 죽게 한 일이었습니다. 다윗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으려는 사람이었지만 아직 온전하지는 않았기에 그만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왕의 권세라면 그 정도 일은 관대히 보아 넘길 수도 있다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온전한 선의 마음을 원하셨고 그로 인해 그는 엄청난 연단을 받아야 했습니다. 자신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키니 다윗은 쫓겨 도망가야 했습니다. 압살롬은 백성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다윗의 후궁들과 동침하지요. 또 시므이라 하는 사울 족속이 다윗에게 나아와 저주하고 돌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연단 속에 다윗은 하나님 앞에 더 온전한 마음을 이룰 수 있었고 이후로 더 하나님 사랑과 백성의 사랑받는 왕이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다윗 왕조가 영영히 있으며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다윗 후손으로 나시리라는 축복의 말씀까지 주셨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선은 겉으로만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잠재돼 있는 악의 근본까지 뽑아 버려서 중심에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다윗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온전히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습니다.
또한 선으로 악을 이기며 속옷을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 겉옷까지도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이었기에 거듭 자신을 죽이려 한 사울 왕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다윗처럼 상대를 감동시키며 변화시킬 수 있는 선을 이루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