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병들이 예수를 끌고 브라이도리온이라는 뜰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모으고 예수에게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면류관을 엮어 씌우고" (막 15:16~17)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영화로운 면류관을 쓰시기에 합당한 분입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시면서 날카로운 가시면류관을 쓰셔야 했지요. 로마 병사들이 억센 가시 줄기를 얼기설기 엮어 머리보다 약간 작게 만들어서 눌러 씌우니 가시가 사정없이 예수님의 머리와 이마에 파고들어 살이 찢기는 고통과 함께 얼굴은 피로 물들었습니다. 그러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왜 사랑하는 독생자 예수님께서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피 흘리시도록 허락하셨을까요?
1. 사람의 생각에서 오는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이 하나님과 교통하며 그 음성을 들어나갈 때에는 오직 하나님 뜻대로 생각하고 순종해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뱀의 유혹을 받아 사단이 주는 생각을 받아들이자 곧 죄를 낳게 되었지요. 전에는 감히 엄두도 못 내던 선악과가 이제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며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워 보이므로 결국은 먹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첫 사람 아담과 하와를 하나님 말씀에 거역하도록 한 사단은 지금도 사람의 생각을 통하여 죄를 짓도록 역사합니다. 사람의 머리에는 기억 장치가 있어서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느낌과 함께 입력되는데 이것을 '지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을 혼의 작용을 통해 되살려내는 것이 바로 '생각'이지요. 그런데 사람마다 성장한 환경이 다르고,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다르기 때문에 입력된 내용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똑같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다 해도 저마다 어떤 느낌과 함께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지지요. 이러한 사람의 생각은 하나님의 뜻과 위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이 높아지려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남을 누르고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낮추는 자를 높여 준다고 하십니다(마 23:12). 또한 원수를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말씀하시지요. 마태복음 16장 21~23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자신이 많은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것과 삼 일 만에 부활할 것을 알려 주시며 하나님의 뜻을 전하십니다. 이때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하고 간청하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며 호되게 책망하십니다. 이는 베드로가 사단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의 생각을 주관하여 하나님의 일을 막으려 하는 것이 사단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좇아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셔야 하는데, 오히려 베드로는 사단이 주는 생각을 동원하여 결국은 하나님의 일을 훼방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베드로가 한 말이 스승을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과 원수 된 육신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생각을 '육신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육적으로는 지혜롭고 선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사단이 주는 생각이기에 하나님과 원수가 되며 하나님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로마서 8장 7절에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말씀한 대로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말씀을 믿지 못하게 하며 순종치 못하게 하는 육신의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는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시켜야 합니다(고후 10:5). 그래야만 진리를 좇아갈 수 있고 영의 사람,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주님을 믿고 죄 사함을 받은 후 생각으로 짓는 죄를 근본적으로 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마음을 거룩하게 해야 합니다. 요한일서 2장 16절에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했습니다. 마음에 악이 있고 세상을 좇는 속성들이 가득하면 육신의 생각들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육신의 정욕'이란 사람이 육신 곧 미움, 시기, 교만, 혈기, 게으름, 간음, 방탕, 탐심 등 죄의 속성을 좇아 죄를 범하고자 하는 속성입니다. 육신의 정욕이 있으면 세상의것들을 좇아 취하고 육신의 정욕이 더 깊어지면 육체의 일(갈 5:19~21)을 행하고 싶어집니다. '안목의 정욕'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통해 마음이 동요되고 육의 것을 추구하게 만드는 속성이지요. 이러한 안목의 정욕 때문에 사람들은 더 세상적이고 정욕적인 것들을 추구해 나갑니다. '이생의 자랑'은 현실의 모든 향락을 좇아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자랑하려는 속성입니다. 이로 인해 높아지고 인정받고자 하며 명예와 권세 등을 취하려고 하지요. 이러한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버려야 근본적으로 마음이 거룩해지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영의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으로 인해 빚어지는 모든 불의와 불법, 죄악을 대속하시기 위해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피 흘려 주셨습니다. 흠도 점도 없는 예수님의 보혈만이 우리의 죄를 대속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에 가시관을 쓰시고 피를 흘리심으로써 우리가 생각을 통해 짓는 모든 죄를 대속하신 것입니다.
2. 우리에게 좋은 면류관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피 흘려 주셨기에 누구든지 생각으로 지은 죄를 사함 받고 장차 천국에서 아름다운 면류관을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친히 가난한 길을 가시면서 우리의 가난을 대속하시고 부요함을 주신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천국에는 하나님의 자녀에게 예비된 면류관이 많이 있습니다.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그에 맞는 면류관이 준비되어 있지요. 이 땅에서도 어떤 경기에 출전하면 참가자 전원에게 주는 참가상이 있는가 하면 금, 은, 동메달 등 순위에 따라 주는 다양한 상이 있는 것처럼 천국의 면류관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먼저, 고린도전서 9장 25절에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한 대로 썩지 않는 면류관이 있습니다. 이는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에게 참가상을 주듯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죄와 싸워 그것을 버리려고 노력한 하나님의 모든 자녀에게 주는 상이지요. 또한 죄를 버리고 말씀대로 살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린 사람에게 주는 영광의 면류관이 있으며(벧전 5:4), 지극히 하나님을 사랑하여 죽도록 충성하며 모든 죄와 악을 버린 성결한 사람들이 받는 생명의 면류관이 있습니다(약 1:12 ; 계 2:10). 사도 바울처럼 모든 죄악을 버려 성결하고, 나아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으로 하나님 뜻대로 사명을 잘 감당한 성도들은 의의 면류관을 받습니다(딤후 4:8). 뿐만 아니라 요한계시록에 "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 면류관을 쓰고 앉았더라" 한 것처럼 금 면류관도 있음을 알 수 있지요(계 4:4). 여기서 '장로'란, 이 땅에서 장로 직분을 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장로, 즉 온전히 성결하고 온 집에 충성하는 믿음, 영원히 변치 않는 금과 같은 믿음을 소유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들이 이 땅에서 얼마큼 죄와 싸워 그것을 버리며 사명을 잘 감당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면류관을 주십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정욕을 위해 육신의 일을 꾀하지 않으며 예수 그리스도 말씀에 따라 단정히 행하고(롬 13:13~14), 성령의 소욕을 좇아 행함으로 영혼이 잘되어 가는 만큼(갈 5:16), 또한 하나님께 받은 직분과 사명을 잘 감당하는 만큼 천국에서 큰 사람이 되어 좋은 면류관을 받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피 흘리심으로 사람이 생각으로 짓는 죄를 대속해 주셨을 뿐 아니라 장차 천국에서 사랑하는 자녀들이 아름다운 면류관을 쓸 수 있도록 예비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면류관을 받을 수 있는 영적 자격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를 알아 하나님과 원수 된 육신의 생각을 철저히 깨뜨리고 영의 생각으로 온전히 순종함으로 천국에서 해와 같이 빛나는 영광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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