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잘못되어 고래 한 마리가 캘리포니아 북부 세크라맨트 강 안으로 들어와 헤매이게
된 사건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난다. 이 고래가 장안에 화제가 되어 험프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이렇듯 험프리라는
별명까지 가지게 된 고래는 따뜻한 강물이 편안해서인지 좀체로 바다로 나갈 생각은 않고 유유자적하게 노닐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해양학자들은 매스컴에 각광을 받으며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이 고래가 계속 민물인 강에 머물게 되면 곧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이 고래를 바다로 내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였으나 웬일인지 영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더욱
사람들의 애를 태웠다. 심지어는 지독하게 듣기 싫은 소리까지 내어 고래를 괴롭게 해 보았지만 막무가내였다.
가장 큰 장애는 바다로 나가는 입구에 놓여진 다리의 기둥들의 사이가 매우 좁아 험프리라는
고래가 그 기둥들 사이를 모험하면서 빠져 나가려 하지 않으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 고래가 참생명과 참자유를
누리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들은 집요하게 고난을 가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험프리는 조여 오는 고난에 못 이겨
위험을 무릅쓰고 좁은 기둥 사이를 빠져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건을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만일 험프리라는 고래와 이 고래를 사랑하여 바다로
되돌리기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가능했다면, 그래서 험프리가 사람들의 참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만 있었다면
훨씬 더 쉽게 참생명과 참자유가 기다리고 있는 바다로 신속히 나올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해 보았다.
점점 깊이와 흥미를 더해가는 본교회 매주 금요일 철야예배 시간마다 이어지는 이재록
목사님의 창세기 강해를 들으면서 무엇보다도 마음 속 깊이 뜨겁게 느껴지는 것이 하나님의 깊은 사랑이다.
가랑비에 속옷까지 젖는지 모른다고 했는데 시간 시간 선포되는 창세기 강해 말씀을 통하여
미처 깨닫지 못했고 느껴보지 못했던 아버지 하나님의 애틋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컥 치밀어오르는 감격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주가 제 아무리 넓고 광활하다 하여도 그 정점에 나를 포함한 인생들을 하나님과 참사랑을
나눌 수 있는 참자녀로 양육하기 위한 경작의 터전으로 지구를 만드시고, 어떠한 깊은 사랑의 마음을 가지시고 어떻게
하나하나 창조해 나가셨으며 사랑과 공의의 씨줄과 날줄로 섬세하게 섭리해 나가고 계시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틀이 깨달아지기
시작하였으니 이 얼마나 큰 횡재인가!
괴로워하며 불평하며 좁은 기둥 사이를 겨우겨우 헤엄쳐 나오는 것이 아니고 기뻐하며
감사하며 행복해하며 좁은 기둥 사이를 헤엄쳐 나올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귀하고 값진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창세기 강해를 들으며 그 동안 가졌던 많은 의문들이 너무나 쉽게 하나하나 풀어져 나가니
여기서 느껴지는 희열이 또한 대단하다.
심한 근시로 칠판에 쓰여진 글씨조차도 잘 안 보여 고생이 많던 꼬마아이가 어느 날,
시력을 교정한 안경을 쓰고 밤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너무나 깜짝 놀라서 “아빠! 하늘에 저렇게 많은 별들이 저토록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지 정말 몰랐어요. 꼭 다이아몬드 같아요!”라고 탄성을 발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면서 풀어지지 않아 늘 미진한 구석들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하나하나
정체를 드러내며 풀어지기 시작하니 마치 알알이 흩어져 있는 구슬들을 모아 하나의 영롱한 빛을 발하는 목걸이로 완성되는
것을 보는 듯하다.
에덴 동산은 어디에 있으며, 하나님이 생기를 불어넣으니 아담이 생령이 되었다 함은
무슨 뜻인가, 왜 사랑한다 하면서 선악과를 두셨는가, 아담의 범죄 이후 에덴 동산 동편을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을
두어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셨다는데(창 3:24) 왜 하필이면 에덴의 동편인가, 도대체 누구로부터 지킨다는
말씀인가, 그룹들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지킨다는 것인가, 화석으로 나타난 지구의 역사가 엄청나게 긴 세월이라고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공룡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데 도대체 공룡은 어떻게 창조되었고 왜
창조되었으며 또 왜 멸종되었나, 노아 홍수 기록에 나타난 그 많은 물들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왔는가, 엄청나게 많은
비가 와서 지구를 다 덮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닷고기와 민물고기가 죽지 않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단 말인가.
하늘의 하늘들이라 했는데 그러면 하늘이 도대체 몇 개란 말인가, UFO에 대해 왈가왈부
말도 많은데 UFO의 정체는 무엇인가, 블랙홀은 무엇이며 어디에 존재하는가 등등 상상을 초월하는 주제들이 너무나
쉽게 풀어지니 어찌 기쁘고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그러니 다음 시간, 또 다음 시간이 어찌 기다려지지 아니하겠는가.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롬 1:20)라고 하신 말씀이 요즘처럼 실감나게 느껴진 적이 일찍이 없었다.
